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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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 후기] 상금보다 더 강렬했던 함께했던 추억

마을 + 특집ㅣ참가 후기 / 상금보다 더 강렬했던 함께했던 추억
 


 

▲ (왼쪽부터) 황인교, 박예일, 이주형, 고운.



11월. 우리의 조장(?) 고운이가 단체 카톡을 보내온 시간은 새벽 1시 반이었다. 단톡방에 애원(?)을 하며 카톡을 여러 개 보냈다.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서 하는 정책 공모 대회에 같이 참여하자는 제안이었다. 처음에는 가볍게 무시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고운이는 개인톡까지 보내 같이 하자고 졸랐다.

 




고운이는 아버지를 통해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를 알게 되었고 그곳에서 마을공동체 정책개발 공모대회를 연다는데 꼭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부모님께 상의를 드렸고 한 번 해보기로 결정했다. 이날 학교에 가서 고운이랑 얘기를 했는데, 나 말고도 벌써 예일이랑 인교는 함께 하겠다는 확답을 받아 두었다고 했다. 각각 지원을 하게 된 계기도 달랐다.
홀로 팀에 여자로 참여한 인교는 평소에 이런 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제일 먼저 연락을 했다고 한다. 예일이는 다문화 가정에서 자라서 평소 중국 동포들에게 관심이 많았기에 참여하고 싶다고 했다. 보니까 조장이 직접 스카우트를 한 사람은 나밖에 없어서 은근 기분이 좋기도 했다. ^^;
그러나 막상 지원 서류를 작성하려니 막막했다. 이런 걸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초짜니까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이런 부분을 조금 더 잘하는 고운이가 먼저 의견을 냈고, 그후부터 의견이 모아지면서 최종적으로 대림동의 인식 개선을 위해 <대림동 맛집 지도>로 정리가 되었다. 그후 우리는 학교 컴퓨터실에 모여 열띤 토의를 시작했다. 팀명 정하기를 두고 대림동 학생들, 영남중 학생들 등 여러 의견이 나왔지만 제일 무난한 ‘대림동 브라더스’를 선택하게 되었다.



내 인생 첫 워크숍… 버틴 게 장하다

서류를 제출하고 며칠 후 상상치도 못한 일이 일어났다. 11개 팀이 지원했고 그 중 다섯 팀을 뽑는다는데 거기에 우리가 뽑힌 것이었다. 솔직히 서류를 낸 당일에도 ‘설마 우리가 뽑히겠어?’ ‘이런 건 어린애들이 아닌 어른들이 해야지. 그러니까 뽑힐 리가 없어’라고 부정적인 생각만 했던 나를 보기 좋게 배반한 결정이었다. 이때부터 첫 워크숍인 11월 14일까지 기대와 초조와 긴장 등 온갖 감정이 오가며 그날을 기다렸다.



 

▲ 난생처음 해보는 워크숍이다. 정책은 뭐고, 예산은 뭐지? 머릿속이 터질 것 같다.

 

▲ SWOT 분석은 뭐야? 이해 안 가는 말투성이였지만 우리는 졸지도 않고 열심히 들었다.



11월 14일. 내 인생 처음으로 워크숍이라는 걸 해보는 날이었다. 학교에서부터 정말 많은 기대가 되었다. 한편으로는 걱정도 되었다. 왜냐하면 1시부터 6시까지 무려 5시간을 들어야 하는데, 과연 졸지 않고 버틸 수 있을까 걱정이 되었다. 심지어 우리가 사는 대림동에서 서울 혁신파크(불광동)까지는 가는 데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래도 다 같이 잘 해보자고 약속했다.
수업이 열리는 장소에는 여러 사람들이 있었다. 우리가 등장하자 많은 분들이 관심을 보여주셨다. 이분들 최대 관심사가 우리로 보일 지경이었다. 함께 교육 듣는 어른들부터 강사 분들까지 관심을 보여주셨다. ‘이런 어려운 정책개발 공모전에 중학생이 참여한다는 그 자체가 놀랍고 대견스러워서 그런 것 아닐까?’ 생각했다.
첫날 워크숍을 끝낼 즈음 많은 생각이 들었다. 강사 분들은 우리를 위해 최대한 쉽게 설명해주려고 노력한 것 같았다. 하지만 이런 걸 처음 접해본 우리는 다들 이해가 안 된다는 표정이었다. 난 일단 5시간을 졸지 않고 잘 버텼다는 것 자체가 뿌듯했다. 그런 뿌듯함도 잠시, 절망의 순간이 찾아왔다. 바로 1차 과제를 해야 한다고 했다. ‘어휴, 이해도 잘 안 되는데 이걸 어떻게 하냐?!!’ 정말 당황스럽기만 했다.
1차 워크숍이 끝난 그 주말에 다시 한 번 우리끼리 머리를 맞대었다. 그래도 도저히 잘 모르겠어서 동네에 이런 쪽으로 잘 아시는 분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그래서 컨설팅을 받았다. 전보다는 조금 알 것도 같았지만 그래도 아직은 어려웠다. 여기서 우리는 결정을 내렸다. 과제의 형식에 맞추지 말고 우리가 생각한 걸 쓰고, 그 다음 2차 워크숍에서 멘토 분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로.



큰돈을 만져본 적도 없는데 예산이라니…


 

▲ 모르는 건 받아 적고 물으면서 해결해갔던 우리들. 스스로가 대견하다.



2차 워크숍은 오후 6시부터 10시까지였다. 늦은 시간이라 더 버티기가 힘들 것 같았지만 과제를 잘 못한 것 같아서 더 잘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성북구에서 오신 강사분이 문서 작성과 관련해서 설명해주셨다. 역시 어려웠다. 그 다음 시간은 본격적으로 다음 워크숍에서 해야 할 발표 준비를 하는 느낌이었다. 각 팀마다 멘토 분들이 한 명씩 붙어서 알려주시고 설명해주셨다. 우리는 김재우 선생님이 맡아주셨는데, 학생들이 이런 일을 할 때 많이 도와주시는 분이라는 설명을 들으니 더욱 믿음이 갔다. 선생님께 우리가 이러이러한 부분이 어렵다고 말씀드리자 친절히 자세하게 설명해주셨다. 이 선생님께서 알려주시니까 뭔가 전보다는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역시 ‘청소년 맞춤형’ 선생님이신 거 같다.
2차 워크숍이 끝나기 직전, 팀별 멘토 선생님과 주말에 시간을 내서 만나라고 말씀해주셨다. 우리야 좋았다. 아직 내용도 잘 모르겠는데 발표 날짜는 코앞으로 다가왔으니까. 우리는 토요일에 시간을 내서 한 카페에 테이블을 차렸다. 모르는 것은 묻고 배우고, 필기하고 그랬다. 우리 모두 다 정말 열심히 했다. 모르는 것을 알려고 최대한 다 물어보고 선생님께서도 열심히 알려주셨다. 가장 어려웠던 것은 추진 체계나 예산 규모 같은 것들이었다. 학생들인 우리가 이제껏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내용들이었으니까 어쩌면 당연한 것 같다. 우리가 지금까지 살면서 뭘 만들고 실행해본 적도 없는데, 추진 체계라니! 돈을 많이 만져보거나 큰돈을 써본 적도 없는데 예산 규모라니! 감도 잡히지 않았다. 그런 얘길 드렸더니 선생님께서 “나도 큰돈은 많이 안 만져봤다”라고 말씀하셨다. 경직되었던 분위기가 풀리면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김재우 선생님 덕에 웃고 나서 다시 집중하였다. 조금 더 서로 익숙해지니까 이야기도 잘 되고 곰곰 생각도 많이 할 수 있었다.



최우수상을 탔다! 그리고…

드디어 워크숍 발표날이 되었다. 혁신파크로 갈 때부터 떨렸다. 발표 순서를 뽑았을 때 2번이어서 더 떨렸는데 ‘아이엠퓨처’팀에서 우리가 원한 5번째를 양보해주셔서 안심이 됐다. 발표자인 고운이는 발표를 망치면 어떡하나, 말실수를 하면 어떡하나 계속 걱정하고 있었다. 앉아서 다른 팀들의 발표를 듣는데, 다들 너무 조리 있게 말도 잘하시고 준비를 잘하신 것 같아서 더 떨렸다.
드디어 대림브라더스의 차례! 조장 고운이는 아무 말이나 한 것 같다고 했지만 끝까지 발표를 잘했고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심사위원 중 한 분은 “우리 구라면 당장이라도 시행하고 싶다”고 말씀해주셔서 정말 감동받았다. 우리 차례를 끝으로 심사위원님들이 심사를 하러 나가셨다.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우리 인생에서 ‘당신의 상상이 정책이 됩니다’라는 공모전은 정말 값진 추억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대상을 꼭 타서 300만원을 받고 싶은 욕심도 있었지만, 솔직히 받는다면 참가상이 아닐까 생각했다. 사실, 대상을 못 타더라도 들었던 수많은 강의들, 친구들과의 추억이 상금의 값어치를 10배, 100배는 뛰어넘을 거란 생각을 했다. 그런데… 우수상 발표에도 우리 팀 이름은 안 불렸다. 그때쯤에는 ‘정말, 최우수상을 받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면서 정신이 없어졌다. 
그리고 두구두구두구~~ 대망의 발표! 정말로 우리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대상은 없는 대신 최우수상을 공동수상한 것이다. 기분이 최고였다. 우리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다니, 정말 기분 좋으면서 얼떨떨하면서 흥분되면서 온갖 마음이 들었다. “상금은 어떻게 쓸 것이냐?”고 물어보셨는데, 일단 공평하게 1/4로 나누고, 그리고 일부 돈을 떼서 회식을 할 생각이다. 꽤 큰돈이기 때문에 그 돈을 어떻게 쓸 것인지는 찬찬히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무엇보다 이런 기회를 주신 서울시 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와 끝까지 저희를 도와주신 김재우 멘토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_대표 집필 이주형(영남중학교 1학년)과 대림브라더스
사진_신병곤


 
본 기사는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서 발행하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온라인 뉴스레터 <서울마을이야기> vol.74호(2018.12.19.) 기사입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주시고, 전문 기사에 대한 링크를 걸어주세요. (단, 영리 목적에 의한 퍼가기는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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