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

English

웹진

서울 곳곳의 마을 이야기를 전합니다.

통학로, 보행로의 안전이 주민의 안전이다! / 골목, 위험으로부터 살아남다 컨퍼런스

현장 통학로, 보행로의 안전이 주민의 안전이다! / 골목, 위험으로부터 살아남다 컨퍼런스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가 2016년 최초로 시행한 우리동네 행복한 골목만들기사업은 흔히 근린(近隣)이라 불리는 생활권 즉 골목을 중심으로 하는 마을 사업이다.
골목은 실제적으로 주민들의 만남과 삶이 이뤄지는 곳으로, 그 안에도 다양한 이슈들이 존재한다. 안전, 경관 개선, 그리고 최근 문제가 되는 ‘둥지 내몰림 현상(젠트리피케이션)’ 등이 대표적이다.
이미 널리 알려진 자치구나 행정 동단위 마을사업과 달리 골목만들기 사업은 주민들의 관심이나 인식이 부족한 편이다. 골목특화사업단에서는 사업 선정자들의 역량 강화 및 원활한 사업운영을 돕고자 우리동네 행복한 골목 컨퍼런스를 2차례에 걸쳐 진행했다. 1차 컨퍼런스는 2016 서울시 마을주간 행사와 맞물려 10월 5일과 6일에 걸쳐 ‘젠트리피케이션’과 ‘골목 상생’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으며, 2차 컨퍼런스는 11월 22일 ‘쓰레기 문제’와 ‘골목 안전’이란 주제로 진행되었다.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일반 주민들의 골목에 대한 관심을 제고한 것은 물론, 사업지기들이 상호 노하우를 나누고 상호 멘토링을 할 수 있는 관계 형성의 계기가 될 수 있었다.  



 


 
 

11월 22일 열린 2차 행복한 골목 만들기 컨퍼런스 현장

▲ (위)11월 22일 열린 2차 행복한 골목 만들기 컨퍼런스 현장. (아래) 최순옥 센터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11월 22일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1층 강의실에서는 2차 골목 컨퍼런스가 열렸다. 골목특화사업단 김태구씨의 사회로 진행된 2차 컨퍼런스의 주제는 ‘골목, 위험으로부터 살아남다’. 주민들의 삶에 한 발짝 더 다가서는 주제인 ‘골목 안전’에 대해 동대문구와 도봉구 두 사례가 소개되는 자리였다. 최순옥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센터장은 인사말을 통해 은평구 갈현2동에서 상상골목이라는 이름으로 골목 활성화를 위해 축제와 네트워크, 장터를 만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마을 관계망으로 살아가거나 근거리에 있는 주민들의 삶의 환경- 골목에서의 교통이나 안전의 문제- 을 바꾸는 시도와 사례 모델이 필요하여 골목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골목사업의 취지에 대해 밝혔고, 이어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아이들의 삶 속에서 골목길의 의미(동대문구) 

 
골목길의 의미부터 차근차근 짚어가며, 골목의 중요성을 역설한 김정호씨.
▲ 골목길의 의미부터 차근차근 짚어가며, 골목의 중요성을 역설한 김정호씨.
 


동대문구 장안동에서 행복한 골목만들기 사업에 도전한 대표제안자 김정호 씨는 도시계획을 하는 건축가이자, 부모 커뮤니티 사업으로 시작해 올해로 5년차 되는 마을 사업지기로 활동하고 있다. 5년의 시간 속에 초등학교 2학년 아이의 아빠가 된 그는 주민자치위원이자 학교운영위원장으로도 활약하며 다양한 마을살이의 경험을 잡지 <도시연대>에 ‘아빠가 만드는 마을 만들기’란 내용으로 연재하고 있는 재주꾼이다.
김정호 씨는 골목사업은 올해 처음이지만, 5년 전부터 이어온 마을에 대한 고민의 연장선상이며, 그 핵심은 아이들의 통학로, 골목이라고 전제했다. “마을로 가는 길의 시작은 학교 가는 길”이라고 설명을 시작한 그는 먼저 골목에 대한 정의부터 들여다보았다. 골목의 키워드는 ‘좁은 길, 만남이 있는 길, 노스탤지어, 기억과 그리움이 있는 공간, 추억’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전형화된 골목, 추억의 골목, 예컨대 북촌 같은 그런 골목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야 한다.
김정호 씨는 “지금 우리 아이들이 생각하는 골목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다를 수 있다. 그러니 여기서 한번 골목을 해체할 필요가 있다. 만남이 일어나는 좁은 길, 걸어다닐 수 있는 길이면 모든 길이 골목길이라는 개념을 갖고 가자”고 제안했다. 그 개념에 따르면 육교도 골목길이고, 아파트단지 내의 골목도 골목길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골목이 중요한 이유는 ‘골목이 살아 남아야 우리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걷기가 활성화되는 곳일수록 동네가 활성화된다. 그 예를 책 《동네 걷기 동네 계획》을 통해 설명했다. 골목은 대개 목적지가 있다. 동네 엄마들이 가장 많이 가는 곳은 학교, 마트, 교회, 정류장이다. 그런 곳들이 많이 밀집되어 있을수록 걷기가 또한 유발되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골목과 어른들의 골목이 다른 이유 중 하나는 고향의 상실이다. 김정호씨에게 30년 가까이 산 장안동은 고향이나 진배없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에겐 고향이 없다. 고향의 사전적 의미를 찾아보면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그리운 곳, 정든 아련한 곳’이라고 한다. 키워드는 기억이고 관계이고 공간이다. 김정호씨는 “사회학과 김철화 교수가 마을의 3요소로 기억, 관계, 공간을 꼽았다. 똑같다. 마을을 만들어주면 고향이 만들어지는 이유다. 대부분 우리 세대의 어린 시절 추억은 골목과 학교에서 이뤄졌다. 골목 나가면 형과 동생들과 싸우며 놀며 배웠다. 평등하게 놀며 배우는 배움터가 사라졌다. 요즘 아빠들은 생활권, 골목에서 놀지 않고 나가서 논다. TV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자기 가족들끼리 공간을 소비하는 방식이다.”라며 “기존의 골목/공간들을 잘 활용한다면 멀리가지 않아도 아이들한테 고향을 만들어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마을 가는 길이 학교 가는 길’이라고 말하는 이유는 또 무엇일까. 그것은 동네에서 가장 큰 넓은 공간, 오픈 스페이스를 가지고 있는 공간이 학교이기 때문이다. 학교는 마을에서 제일 안전해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특히 한 공동체의 초등학교는 굉장히 중요하기에, 아이들이 초등학교까지 가는 길이 안전한가는 매우 중요한 과제다.
‘걷고 싶은 도시라야 살고 싶은 도시다’라는 말이 있다. 핵심은 걷기다. 적어도 걸을 수가 있는 마을이 살고 싶은 마을이다. 보행약자인 아이들이 학교를 가는 통학로만이라도 마음 편히 걸을 수 있게 하자고 안전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일 것이다. 김정호씨 식으로 말하면 “ 마을이 하나의 생명체라고 한다면 학교는 심장이고, 골목은 혈관”인 셈이다. 그러니 막힌 혈과늘 뚫어야 피가 돈다. 몸이 살아난다.
 
그가 사는 장안동의 아파트 단지, 다세대다가구 주택 단지의 중간에 초등학교가 있다. 통학하는 아이들 대부분이 학교 정문이 아니라 아파트 단지에서 걸어서 후문 쪽으로 간다. 그런데 교장 선생이 녹색어머니회 봉사지역에서 후문 지역을 제외하면서 엄마들의 반발이 커졌다. 그러면서 녹색 어머니회 회장이 함께 해보자고 하여, 아이들의 통학로를 안전한 곳으로 만드는 로드맵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아이들 집까지 올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넣어 보기로 했고, 지금도 아이들과 함께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다.
첫 시작은 디자인수업으로 풀었다. 학교와 마을의 관계가 좋아서 도시연대 활동가와 부모, 아이들을 모아 진행했다. 제일 먼저 가정통신문을 보내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오는지 정리를 해서 아이들 주소를 다 지도에 찍고, 1모둠부터 4모둠까지 모둠을 나눴다. 그리고 각각 아이들이 자신이 집에서 나와 학교까지 오는 골목길을 맞춤으로 디자인해보게 했다. 학교 소장 카메라 50대를 빌려서 직접 사진도 찍어보고, 어디가 안전한 공간인지 위험한 공간인지 체크를 하고 마킹을 하는 수업을 거쳐, 직접 아이들하고 모델링도 해봤다.

아이들이 만든 이 로드맵을 사방치기에다 뒀다. 골목에, 아이들이 다니는 곳에 아이들이 직접 쓴 메시지를 사방치기 안에 담아 두는 활동을 폈다. 본래 유니셰프의 활동인데 아이디어를 빌려서 디자인을 바꿔 진행했다. 마을축제 때, 공원 도로 바닥에 분필로 그리는 활동도 했고, 사거리에 노란 발자국 보행안전표시도 그려보고 최근에는 촛불과 함께하는 북촌 옛길투어도 했다.
김정호씨는 “이 사업을 시작해보고 처음에는 경관 조성을 자부담으로 하라거나 하는 부분이 힘들기도 했는데, 이런 결론을 얻었다. 관계나 조직이나 지원금 생각하지 말고 일단 나부터라도 지속해보자. 아이들과 함께 놀이로 즐기듯이 하면 되지 않을까. 그 첫 시도로 ‘마을놀이 기술’이라고 아빠들이 골목에서 아이들과 놀 수 있게 하는 활동을 펴고 있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숨어있는 것을 볼 줄 알면 삶이 지겹지 않다’는 말이 있다. 숨어 있는 걸 보려면 걸어야 한다. 더 깊이 보려면 천천히 걸어야 한다. 그런 골목과 마을에서 동네 친구와 언니와 형, 동생을 만날 수 있게 해주고 싶다는 것이 김정호씨의 바람이다.



 


주민협동을 통한 안전골목 만들기(도봉구 무수골)
 
도붕구의 신수경씨가 달팽이공원에서 벌인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골목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 도봉구의 신수경씨가 달팽이공원에서 벌인 다양한 활동을 통해 골목사업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도봉구의 도봉산 밑 무수골이라는 자연친화적인 동네에는 도봉산 입구에서 무수굴을 잇는 가장 최단거리 길인 조롱박길이 있다. 도봉 1동 어린이 도서관에서 시작하여 도봉초등학교로 끝나는 이 길은 거주지 우선 주차구역이라 즐비하게 주차되 차들, 삭막한 철조망, 즐비하게 주차된 차들, 주민과 등산객이 버린 쓰레기,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길고양이들로 인해 인적이 드문 길이 되었다. 이 길을 아이들 웃음소리와 사람들의 발소리로 가득 차게 해보자고 시작한 것이 도봉구 다울터의 골목사업이다.
발표는 대표제안자 신수경씨가 진행했다. 신수경씨는 도봉초등학교 안 와글와글 놀이터에서 ‘놀이 이모’라는 이름으로 놀이터 활동을 하고 있는 엄마이자, 도봉동 혁신교육 지원 사업지기다. 신수경씨는 “원래는 골목사업을 시작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올해 1월 겨울방학에 ‘놀이 이모’들과 이모학교라는 서로 아이들을 돌봐주는 품앗이 활동을 하다가 어느 밤, 맥주 한잔 하면서 마을에서 어떻게 살면 좋을까 하다가 1년, 2년, 5년 뒤, 10년 뒤 이런 일을 해보면 재미있겠다는 이야기를 나누었고, 올해 4월 자치구에 가벼운 마음으로 사업을 낸 것이 계기가 되었다”
자치구에서는 서울시 골목사업 쪽으로 내보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고 고민 끝에 다울터 팀은 결국 하기로 했다. 문제는 빠듯한 시간. 7월에 제안 받고 8월에 시작했으니 3개월 안에 사업을 완료해야 했다.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골목 사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사업 전, ‘사업 설명 및 관계 맺기’라는 이름의 일종의 ‘상견례’를 도봉구마을지원센터와 함께 열었기 때문이다. 8월 26일 열린 북서울중학교 회의실에서 모인 해당 자리에는 도봉아지매, 잡동사니, 마법뜰놀이터 등 주민모임과 엄마들은 물론 도봉구 공원녹지과 직원, 환경 정책과, 교통지도과, 도로과 등의 직원들은 물론 도봉1동 주민센터 담당주무관과 동장님까지 대거 참석했다. 또한 도봉1동 어린이도서관 사서, 도봉초등학교 교장, 북서울중학교 교장은 물론 북한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 도봉분소에서도 나왔다. 이렇게 많은 민관 관련자들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도봉구마을지원센터에서 적극 섭외에 나선 결과였다. 그 자리에서 사업 취지와 설명, 문제점 등에 대해 공유하는 것은 해결방법에 대해서도 ‘묻고 답하기’를 통해 많은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다.

두 번째 이유는 철저한 역할 분담이 있었다는 점이다. 사업지기의 수는 모두 5명. 총괄 업무를 맡은 대표를 빼고 4명이 각각 ‘달장 사이다’, ‘달이영 사이다’, ‘도서관 사이다’, ‘경관 사이다’라고 사업을 세분화하여 각각 팀장이 되어 같이 활동할 이를 섭외하는 방식을 취했다. 시간이 촉박하고 해야 할 사업이 많다 보니 팀장이 알아서 팀원을 꾸리고 사업을 진행하는 구조를 취한 것. 덕분에 사업은 원활했지만, 상호 간에 업무에 매몰되어 서운함이 생기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4개 팀 즉 4개의 사업 중 먼저 달장 사이다는 기금 마련을 위해 만든 팀이다. 골목사업 안에 달팽이놀이터가 있는데, 이곳에서 하는 일종의 장터 사업으로, 이곳에서 아이들과 함께 벼룩시장을 열고, 반찬도 만들어 팔았다고 한다. 그렇게 3개월 동안 매달 1번씩 진행하며 목적했던 기금을 100% 마련했다. 달이영 사이다는 달팽이놀이터, 이야기와 영화의 줄임말로, 달팽이놀이터 바로 옆 북서울중학교의 협조로 학교 농구장을 이용해 영화상영회를 진행했다.
앞서 달장 사이다로 마련한 기금으로 하고자 했던 사업이 세 번째 ‘도서관 사이다’였다 처음에는 놀이터 옆에 도서관을 설치하고자 했으나, 만든 후에 관리가 안 된다는 우려가 있어 작은 크기의 ‘꼬마 도서관’을 짓기로 방향을 전환하여, 각각 참여 가정이 하나의 도서관을 만들어 운영까지 하도록 했다. 장소 입지를 정하고 만드는 것까지 직접 하다 보니 허술함도 많지만, 총 열 두 가족이 참여했는데, 참여 가족의 만족도가 높아 운영은 물론 도서관 개보수까지 직접 하면서, 서로서로 도와가며 운영을 하는 식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경관 사이다는 골목의 경관 개선 사업이다. 경로당/달팽이 놀이터에는 오방색깔로 색을 입혀 분위기를 쇄신했다. 또 길게 철조망으로 연결되어 있는 북서울중학교 뒤 펜스는 흉한 철조망을 가릴 수 있게 캘리그라피로 좋은 글을 적어 4미터 간격으로 총 11개를 붙였다.

신수경씨는 원래 해결하고 싶었던 조롱박길 주변 철조망 철거를 멧돼지 때문에 할 수 없었고, 조롱박길에서 달팽이 놀이터로 가는 길의 철문을 아치형으로 만들고 싶은 것도 결국 여러 이유로 못 했고, 차도 개선은 전혀 손도 대지 못했지만, 예상치 못한 성과도 있었다고 했다.
“전체적으로 길 주변에 2주 만에 LED등 설치가 된 데다가 저희가 조롱박길 주변에 태양열 전등을 달면서 그게 해놓고 보니 대표적으로 잘한 사업이 되었다. 산 그림자로 유독 어둡고 사람들이 안 다니던 길이 환해지니 동네 어른들이 더 좋아하면서 처음으로 우리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다. 또한 우리 역시 의자도 놓고, 도서관도 만들고 하며 해당 길을 조성하는 일을 하니 관심이 생겨 더 자주 들여다 보게 되었다”는 신수경씨의 소감을 마지막으로 발표는 끝이 났다.
 


 


민-관-학 거버넌스를 통한 지역문제 해소(도봉구)
 
신수경씨의 발표에 이어 지혜연 도봉구마을센터장이 나와서 민관 거버넌스의 잘된 사례로 도봉구에 대해 부연설명했다. 지혜연 센터장은 민-민 거버넌스, 관-관 거번넌스, 민-관-학 거버넌스 세 가지 측면에서 얘기했다.
먼저 광역센터나 자치구 센터가 모두 ‘민간’이라고 생각하여 먼저 머리를 맞댔다고 했다. “서울시 광역센터에서 골목길 2차 사업지를 선정하려는데, 자치구에 골목길을 살려볼만한 곳이 없느냐는 문의를 받자 딱 떠오른 것이 도봉1동의 ‘다울터’였다. 보통 다른 시의 사업은 공고가 나가면 주민들이 알아서 사업 설계를 하는데, 골목 사업은 사업을 시작 전 대상지에 골목사업단이 나와 해당 팀을 먼저 만나는 게 달랐다. 만나서 이 사업의 기획, 배경, 의도를 설명하고, 해보고 싶은 활동이 어떤 게 있는지 묻기도 하고 또 경관과 관련해서 이런 기술적인 이야기들도 나누는 걸 보며, 신뢰를 갖게 되었다”고 했다.
사업자인 도봉1동 다울터도 신뢰에 부응하듯 그간 마을에서 쌓아온 사회적 자본(도봉아지매, 도우넷, 잡동사니, 마법뜰 놀이터 이모들)을 모으고, 또 스스로 4개 분화된 사이다 팀으로 나눠 진행했다. 지혜연 센터장은 무엇보다 ‘민-학 거버넌스’가 활발히 작동했던 것이 이번 사업의 핵심이었다고 강조했다.

“도봉초등학교, 북서울중학교가 모두 혁신학교다. 이미 도봉초등학교는 학교축제를 3일간 마을과 결합해서 해 본 경험이 있고, 마을 결합형 학교사업을 통해 학교가 인근 주민모임들이나 지역단체와 결합되어 있는 상태였기에 적극적 지원(회의장소, 목공교실)을 해주었고 환경개선 대상지 맞은편에 있는 북서울중학교 역시 학교운동장, 회의실, 농구장까지 주말에도 모두 개방을 해줄 수 있었다. 또 도봉1동 도서관 사서 선생님 역시 회의실, 행정지원, 회계적 지원을 해줬다. 게다가 다울터 엄마들은 학부형으로서 학교와 밀착적, 협력적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었으니 잘 안될 턱이 없었다.”
 
관-관 거버넌스도 주효했다. 마을공동체과는 자치구의 타 부서의 문을 열심히 두드리고 다녔다. ‘상견례’(간담회)의 판을 여는 것이 시작이었다. 사업 관련 부서 담당 주무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문서, 전화, 메일을 통해 의논을 하여 공원녹지과, 도로과, 교통지도과, 환경정책과, 마을공동체과, 도봉1동 주민센터, 어린이도서관, 국립공원관리공단 도봉분소까지 모두 연락을 돌려 만날 수 있도록 한 데엔 마을공동체과의 노력이 있었던 것이다.
여기서 지혜연 센터장은 또 한가지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었다. “다울터 분들이 처음 간담회 자리를 가진 날 ‘우리 처음이에요. 격려해주세요’와 ‘누군신지 알려주시면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나눠줬다. 보통 누가 왔나 이름만 쓰면 끝인데 이렇게 ‘격려해달라’하는, 마을스러운 명단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간담회 자리가 의미가 깊었던 것은 해당 부서가 있어 주민들이 궁금해하는 상황에 대해 빠른 답변이 가능했다는 점이다.
“다울터 분들이 주거, 입주자, 거주자 우선 주차지로 차가 빼곡한 곳을 해결하고 싶다고 해서 이것저것 알아봤고, 나 역시 도로과, 교통행정과 등등을 방문하며 질문을 했고 구청 지적과에 가서 지적도도 봤다. 그런데 해당부서 말이 거주자 우선주차 22면을 어딘가 대체부지로 만들어 옮기려면 공용주차장을 만들어야 하고 그 비용이 22억에 달했다.”

그 뒤로도 수시로 동네 유휴지 정보를 갖고 찾아오는 엄마들을 위해 지혜연 센터장은 직접 지적과에 가서 바로바로 확인해줬다고 한다. “주민이 바로 지적과에 가서 ‘열람 좀 합시다’ 하는 건 어렵지만 중간지원조직에 있는 나는 가능하다. 이런 역할 또한 필요하다”는 것이다.
‘도봉1동은 지리적 여건이 낙후도도 심하고 제한도 많은 편이나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골목을 재구성해보고, 해보고자하는 이 팀은 자치구의 마을사업과 혁신교육 사업을 통해 이미 조롱박길의 변화 가능성을 위한 다양한 조사도 마친 상태이며 골목을 살리는 공론장으로서 모임이나 반상회까지도 준비 중인 것을 보면 단기가 아닌 10년을 내다볼 만큼 가능성이 풍부해 보임.’ 지혜연 센터장의 다울터에 대한 평가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활동에서 마을지원센터는 주민들의 언어와 행정의 언어 사이에서 통역 역할을 하려 애썼고, 행정이 무조건 ‘안 된다’고 말하는 입장이 아니라 같이 갈 수 있는 파트너라고 주민들이 느낄 수 있게 한 것이 가장 큰 역할이 아니었을까”라며 발표를 마무리지었다.
 

 


토론 : 안전한 골목길을 만들기 위한 마을의 역할
 
2부는 안전한 골목길 만들기를 위한 토론이 이어졌다.
▲  2부는 안전한 골목길 만들기를 위한 토론이 이어졌다.
 

 
김종호(서울시 마을공동체 종합지원센터의 김종호 대외협력관의 사회로 윤혜정(도봉구 대표제안자), 김정호(동대문구 대표제안자), 지혜연(도봉구 마을지원센터장)이 안전한 골목길을 만들기 위한 토론에 들어갔다.
김종호 대외협력관은 먼저 윤혜정 도봉구 대표제안자에게 어떤 변화가 있는지 물었다. 윤혜정 대표 제안자는 “우리 동네는 낙후된 20년, 30년 된 빌라 중심의 주택가다. 거주자도 절반 이상이 어르신들이어서, 우리에 대해 전혀 모르시다가 경관 사업을 통해 관심이 높아졌다. 확실히 변화가 있고, 또 달장 때 헌옷이나 장난감을 팔던 아이들 역시 ‘내년에도 또 하자’라고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혜연 도봉구 마을지원센터장은 골목사업 이후 도봉구의 마을공동체사업이나 행정에서의 변화가 있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공원녹지과의 해당 주무관과 주민들의 관계가 좋아졌다. 간담회 끝나고 달장, 도서관 같은 활동에 지원을 통해 주민모임에 신뢰를 쌓으면서 이제는 전기 설치 같은 일도 지원해주고 있다. ‘안됩니다’라고 할 수도 있지만 지역을 위한 일에는 조금 더 애써보는 움직임이 확실히 보이고 있다”며, “주무관이 결정해서 보고를 올려도 팀장 선에서 묵살되거나 변경되는 걸 많이 봤는데 실질적인 업무를 하는 7,8,9급 공무원들의 결정권을 좀 더 보장해준다면 행정이 더 유연해질 것 같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또한 ”행정과 주민 사이에 언어가 잘 통하도록 하고 관련 업무를 지원하는 일은 물론 센터에서 스크린이나 빔 프로젝트, 사진기 같은 비품을 비치해두고 있다가 대여해주는 소소한 부분도 할 수 있을 것 같다“ 고 덧붙였다.

김정호 동대문구 대표사업자는 사업의 지속성에 대한 질문을 받자 “상당히 어렵다. 그래서 제가 일당 두 몫을 하려 한다”고 말문을 뗐다.
“마을축제가 올해로 4회째인데, 제가 올해 주민자치위원이 되어서 ‘마음껏 놀자, 골목길은 놀이터다’라고 축제 타이틀을 넣었다. 그랬더니 40명 오케스트라단에다가 애들까지 합해 100명 넘게 왔다. 동장, 구청장, 국회의원도 초청을 안했는데 소문 듣고 오더라. 이게 주민자치 월례회의에까지 소문이 나서 ‘그 마을축제는 어디서 돈이 나서 하는 거냐?’고 처음으로 관심을 보였다. 관심이 생겨난 게 좋아서 설명해드렸더니 ‘그런 좋은 사업이였냐. 내년에는 같이 할까?’라는 제안이 왔다. 이런 일을 계기로 기존에 있던 마을 단체들과 같이 할 수 있다는 게 지속성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김정호 씨는 관계망 확장에 있어 가장 좋은 방식으로 학교의 ‘반 모임’을 마을로 연결하기를 제안했다. “1학년 아이들 학부모 25명 카톡방이 있는데, 거기 들어가서 마을사업 얘길 계속했다. 엄마들이 이런 게 있었느냐고 좋아했다. 그리고 2학년 올라갔는데 1학년 카톡방이 그대로 유지됐다. 왜냐면 그분들이 알아서 2학년 해당 반에도 관련 내용을 돌려주는 거다. 그래서 생각한 게 나만 지치지 않고 지속가능하면 지속가능하겠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김정호 씨는 “위험, 안전 이런 테마는 전문가가 필요한데 너무 주민에게 많은 역할을 준다. 서울시에는 전문 건축가들이 있다. 경관을 다루는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다. 내년에는 그런 전문가집단의 자문이나 초빙, 공유가 있길 바란다”는 마지막 제안을 밝히는 것으로 토론은 끝이 났다.
 



 

 
 
정리_정지연(소소북스 편집장)
사진_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본 기사는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서 발행하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온라인 뉴스레터 <서울마을이야기> vol.48호(2016.12.28.) 기사입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주시고, 전문 기사에 대한 링크를 걸어주세요. (단, 영리 목적에 의한 퍼가기는 불가합니다.)
<서울마을이야기>의 다른 기사들은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 www.seoulmaeul.org 에서 언제든 확인하실 수 있으며, 신청해 주시면 매월 1회 직접 메일로 발송됩니다.
(뉴스레터 구독 신청 : 센터 홈페이지 – 공지사항 - ‘뉴스레터 구독 신청’ 게시글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