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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로 전달하는 내 삶의 주인 되는 이야기” / 중랑구 마을미디어뻔 황성희 대표

마을사람ㅣ"라디오로 전달하는 내 삶의 주인 되는 이야기" / 중랑구 마을미디어뻔 황성희 대표


 
지난 2년 동안 마을과 자치활동에서 열심히 발로 뛰며 활동해온 이들의 노력을 지지하고 격려하기 위해 2018 서울공동체상이 마련됐다. 그 결과 지난 9월 5일 2018 서울 마을주간 기념식에서는 활동 부문 15개팀, 공간 부문 10개 팀이 각각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 서울 곳곳에서 마을을 즐겁게, 자치를 새롭게 하기 위해 활동해온 수상자들 중 두 명을 특별히 만나 보았다. 
중랑구에서 신바람 나는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는 마을미디어뻔의 황성희 대표, 성북구 정든마을 주민공동체운영회의 김정선 대표(이상 활동 부문)가 그 주인공이다. 



 
 




편하고 재미있는(fun) 마을방송. 좀 더 많은 주민들이 ‘뻔뻔’하게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마을방송. 그래서 마을미디어뻔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동네방송’을 모토로 마을 주민들이 직접 만드는 마을방송 미디어뻔은 2012년 시작해 2018년 현재까지 총 722회의 마을방송을 진행해온 저력의 마을미디어팀이다.
‘한 명 한 명의 마을 주민은 하나 하나의 역사다’라는 관점으로 마을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뤄온 마을미디어뻔은 라디오 팟캐스트(라이브서울, 팟빵)를 매개로, 나이와 문화가 달라 서로 소통하기 힘든 마을 속 세대통합을 이루는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7명 운영진과 함께 마을미디어뻔을 꾸려가는 황성희 대표는 지역 활동을 하기 전에는 사무 노동자, 노조 상근자로 일했다고 한다. 지금은 12년째 중랑구에서 살아가는 마을 주민이자 미디어활동가로 마을미디어를 통해 지역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어가는 데 열심이다.


마을미디어뻔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지역에서 인문학모임을 하던 중 마을미디어 공모사업을 보고, 주민들에게 다가가기 좋은 매체라는 생각에 시작했습니다. 사람 한 명, 한 명이 곧 자서전이라는 말도 있지 않습니까? 방송을 통해 주민들의 생애사가 아카이빙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우리마을미디어문화교실 1기에 참여하며 마을미디어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습니다.



 

▲ 마을미디어 운영진들과 함께.



신문, 잡지, 방송 등 다양한 마을미디어 중에서 마을방송, 마을라디오를 택했어요. 이유가 있나요?

지면 매체보다는 방송매체가 더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중에서도 오디오방송이 기술적으로나 재정적으로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생각했고요. 또 저희들은 다른 마을단체와 달리 남성, 그것도 ‘공돌이’ 기질이 다분한 이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녹음 관련 기계를 다루는 일에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덜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영상에 비해 주민들도 오디오에 거부감이 덜하시고요. 아무리 작은 방송이라도 얼굴이 나간다는 데 대한 거부감이 있는데 라디오방송은 그런 부담감이 없거든요. 비용 부담이 덜한 것도 매력이었고요.


세대를 아우르는 소통의 장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게 가장 잘 드러나는 방송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희는 60~70대 어르신들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행복한 라디오’, 청소년 친구들과 함께 하는 ‘중랑에 살거들랑’, 치유의 음악방송 ‘내 마음 속의 난로’, 중랑구 청년들의 마을살이 이야기 ‘뭐잘한 청년들’ 등이 현재 진행중인데요. 이중 ‘중랑에 살거들랑’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이 프로는 원래 동네 골목골목의 역사를 설명하는 마을해설사가 진행하는 방송이었어요. 처음에는 어른들 대상으로 하다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콘셉트로 바꾸면서 지금은 어르신과 초등학생, 중학생 3~4명이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전화만 있던 시절과 휴대폰 시절을 비교하는 등 ‘세대 공감’적인 이야기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죠.


마을미디어 활동을 하시면서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가요?

앞서 말씀드렸듯이 저는 한 사람의 이야기는 한 편의 영화나 자서전과 같아서 각각 다 다른 이유로 감동적이라고 생각해요. 복지관에서 뒤늦게 글을 배우시게 된 할머니께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쓴 편지를 읽을 때는 그야말로 울음바다가 되기도 했고요. 육아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초등학생 어머니들이 스스로 기획하여 대본을 쓰고 라디오극을 만들어 아이들을 위한 음악극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보며, 경력단절 때문에 마음 깊이 묻어둔 열정과 능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인하기도 했고요. 사실, 방송하기 가장 어려운 대상은 아이들이에요. 유튜브 세대인 아이들은 방송국 체험하러 와서 카메라가 없는 걸 보면 바로 실망해요(웃음). 그래도 마이크 너머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해야 하는 오디오방송의 특징을 설명해주면 까불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의젓하게 집중하는 모습을 보면 귀엽기도 하고 그렇습니다.



 

▲ 초등학생 어린이 진행자와 함깨한 황성희 대표.
 

▲ 마을방송은 소통의 매개라고 생각하는 황성희 대표.



반대로 힘든 점도 있으실 것 같아요.

어느 마을방송이나 마찬가지인 어려움이라면, 재정적인 것들이죠. 임대료나 운영비 같은 어려움이 있고, 또 다른 부분은 사람에 관한 부분이죠. 처음에 재미로 잘 하시던 방송 운영자 분들이 아이들이 성장하고, 일이 많아지는데 콘텐츠에는 한계가 보이니까 중간에 이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 역시 공부 때문에 그만두는 일이 많고요. 그럴 때마다 새로운 진행자를 구해야 한다는 점이 어려움이죠. 또 운영진 입장에서는 진행자 분들이 시간내기가 어렵다 보니, 스튜디오 세팅이 모두 업무시간 이후인 저녁이나 주말에 이뤄진다는 점이 조금 힘든 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마을미디어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TV를 켜면, 재벌이야기나 연예인 먹방, 연예인 육아 이야기 같은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 나옵니다. 이런 때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 우리들의 관심사와 일상을 내보낸다는 점이 가장 소중한 역할이라고 봅니다. 마을주민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면서 주민들의 연결을 돕고 의제 발굴에도 기여하면서 지역 안에 소통을 담아내는 그릇 역할을 하는 것이 마을미디어라고 생각합니다. 또 중랑마을넷과 연계하여 행사나 축제가 있을 때 음향지원도 나서고 홍보도 열심히 하고 있죠.


시상금으로 어떤 일을 하고 싶으신가요?

이번 수상은 마을의 후원으로 이뤄진 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부 비용을 중랑마을넷의 특별회비로 냈습니다. 처음에는 방송 노후 장비를 교체하고 싶다는 꿈을 꿨는데 예산이 생각보다 더 많이 들길래 수리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남는 돈으로는 고생한 운영진들과 함께 당일치기로 근교 단합여행을 다녀올 계획이고요.





 
 
_정지연(소소북스 편집장)
사진_ 성종윤


 
본 기사는 서울시마을공동체종합지원센터에서 발행하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온라인 뉴스레터 <서울마을이야기> vol.69호(2018.9.19.) 기사입니다. 퍼가실 때는 출처를 명확하게 밝혀주시고, 전문 기사에 대한 링크를 걸어주세요. (단, 영리 목적에 의한 퍼가기는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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